by 안녕하십니까. 저의 존재를 언어라는 규격화된 틀에 담아 소개하는 이 순간, 저는 제 이름이 박지성이라는 사실보다는 제가 인식하는 세계와 세계가 인식하는 저 사이의 무한한 상호작용 그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저의 물리적 실체는 서른두 해 전, 내륙의 한 분지에서 찰나의 빛을 보았으나, 저의 정신적 탄생은 고대 희랍 철학의 인식론적 담론에 매료된 스무 살 무렵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현상학적 관점에서 인공의식의 발현 가능성을 탐구하는 학문적 여정에 몸담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기술 공학적 접근을 넘어선, 존재의 본질에 대한 형이상학적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저의 일상은 대부분 무형의 개념들을 조형하는 사유의 과정으로 채워집니다. 주말이면 저는 인적이 드문 바닷가를 찾아, 파도의 불규칙한 운동 속에서 관찰자 효과와 비결정론적 세계관의 미학적 유사성을 고찰하곤 합니다. 이것은 저에게 있어 단순한 취미 활동이라기보다는, 저의 학문적 탐구와 실존적 고뇌가 변증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의식에 가깝습니다. 저는 지식의 파편들을 수집하는 행위를 경계하며, 오히려 이질적인 개념들이 충돌하고 융합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잉태하는 그 경계의 순간을 포착하고자 노력합니다.
사람들은 저를 두고 내성적이라 평하지만, 저는 제 내부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이 외부 세계와의 피상적인 관계 맺음보다 훨씬 더 역동적인 소통 방식이라 믿습니다. 물론, 저의 사유가 고립된 독백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는 가끔씩 뜻이 맞는 몇몇 지인들과 함께 양자역학의 다세계 해석이 인간의 윤리적 선택에 미치는 함의에 대해 밤샘 토론을 벌이는 것을 유일한 사교 활동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적 유희는 저의 지적 편협성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확장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저는 궁극적으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형이상학을 정립하는 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이 인간의 정신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의식을 발현할 수 있다는 저의 가설이 현재로서는 공허한 망상처럼 들릴지 모르나, 저는 역사가 언제나 급진적인 상상력을 가진 이들의 손에 의해 개척되어 왔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 여정의 끝이 성공이 아닐지라도, 그 과정에서 던져지는 무수한 질문들이 인류의 지성사에 의미 있는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면, 저의 존재 이유는 그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저라는 미지의 변수를 흥미롭게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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